'난공불락' 일본 금융시장…한국 은행·증권·보험사들 사실상 '철수'

입력 2015-11-09 18:40  

특파원 리포트

대우증권 도쿄지점 면허반납 절차 밟는 중
일본 주식·채권시장 호황도 한국계 증권사엔 '그림의 떡'
보험사 '무늬만 사무소'…은행 지점도 개점휴업 상태



[ 서정환 기자 ]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들이 일본에서 발을 빼고 있다. 외국 금융회사가 영업하기 힘든 폐쇄적인 시장 특성에다 인구 감소로 시장도 축소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9일 일본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도쿄지점은 지점 면허를 반납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5명인 지점 직원도 연말까지 1~2명으로 줄일 예정이다. 2012년 사무소에서 지점으로 바꾼 지 3년 만이다. 지난 1월에는 삼성증권이 지점을 사무소로 전환했다. 올 연말이면 일본에서 영업하는 한국계 증권사는 현지법인인 리딩증권재팬만 남는다. 나머지 5개사는 모두 사무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대신·현대·한화 등 8개 증권사가 일본에서 지점 및 사무소를 운영했는데 그보다 더 축소된 것이다.

한국 증권사들이 지점을 없애는 건 연기금, 보험사 등 일본 기관투자가들을 공략해봤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주식·채권시장의 호황도 畸물?증권사들에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금융감독원 도쿄사무소 관계자는 “수년간 공을 들여도 결과는 없고,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는 데다 일본 자본시장에서 더 배울 것도 없다는 생각에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증권사뿐만 아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도쿄사무소는 현재 ‘무늬만 사무소’다. 지난 6월부터 상주하는 주재원은 한 명도 없이 전화받는 현지 직원만 두고 있다. 업무가 있을 때는 본사 일본 담당 직원이 도쿄를 오가며 일을 처리한다. 국내 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만 일본지사를 운영할 뿐 교보생명 코리안리 한화생명 등도 사무소만 두고 있다.

은행 역시 현지법인인 신한은행 계열의 SBJ은행을 제외하곤 2013년 KB국민은행 도쿄지점 등이 담보가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부정대출을 해준 사건 이후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계 은행들의 일본 점포 전체 자산은 6월 말 77억6000만달러로, 작년 말보다 10.4%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5.8% 줄었다. 국민은행 도쿄·오사카 지점과 우리은행 도쿄지점은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해 각각 4개월과 1개월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한국계 은행 중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SBJ은행의 진옥동 사장은 “3년 머물다 떠나는 ‘떠돌이 주재원’으로는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없다”며 “현지 금융회사와 경쟁하려면 꾸준히 자본을 확충하고 사람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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